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은 ‘걸그룹 몸매’ 도전기-1주차

기사입력 2016-07-12 09:20:45



[이소희 기자] 한순간은 아니었다. 이 몸매가 된 게.


약 5년간 꾸준히 쪄 온 내 살들은 내게 너무나 친숙했고, ‘다이어트’는 그렇게 차일피일 미뤄졌다. 두툼한 튜브 뱃살과 부채 같이 늘어지는 내 팔뚝 살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생활 속에서도 딱히 이렇다 할 불편함을 느끼지도 못했다. 아니 익숙해졌다.


부끄럽게도. ‘섹시함을 포기하고 귀여움을 얻으면 되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잠을 잘수록 졸리고, 먹을수록 더 먹고 싶고, 마실수록 계속 마시고 싶어지더니 이제 온몸에서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이제 좀 빼지?



# 사건의 발단



지난 4일, 편집장님이 몇몇 기자들을 소집했다. 영문도 모르고 찾아간 곳은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청담동의 모 성형외과. 가요 담당 기자 출신인 편집장님은 걸그룹 멤버들이 어떻게 이미지 변신을 하는지 가르쳐주겠다며 한규리 대표님과의 자리를 마련했다. '보통 사람'이 이미지의 변화만으로도 걸그룹 같은 미모를 가질 수 있게 될까 내심 궁금했단다. 걸그룹이라니? 아무래도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웠나 보다. 


빅뱅, 2NE1,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원더걸스, 갓세븐, 비투비, 현아 등의 이미지 메이킹을 맡아 온 한 대표님은 우리 기자들을 보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러나 곧 속전속결 촌철살인의 비수를 쏟아내셨다. 5대 5 가르마에서 6대 4로, 머리 컬러를 좀 더 밝게, 립 컬러를 코랄 빛으로 은은하게 등 간략한 변화지만 이미지가 확연히 달라지는 꿀팁들이 오갔다. 마지막 내 차례.


"다이어트부터 하세요!"


헉. 나는 팁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편집장님이 기뻐한다. 그렇게 이 다이어트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다이어트는 ‘소나기’처럼 하는 거예요. 스스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는 ±3kg. 그 이상은 힘듭니다. 다이어트는 짧고 정확하게. 기간이 길어질수록 요요현상에 대처하기도 힘들어져요. 그 고생했던 기간을 반복할 생각에 질리기부터 할 테죠.” (한 대표)


“내 몸인데 왜! 뭐!”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진지하고 애정 어렸던 한 대표님의 눈빛. 사실 도움이 절실했다. 원푸드, 덴마크, GM, 깔라만시, 황제, 간헐적 단식, 디톡스 등 이름이 붙여진 온갖 OOO 다이어트는 다 해 봤던 지난 세월. 좀 더 체계적이면서 효과적인 다이어트가 필요했다.


“살 빼면 데뷔해도 되겠어! 내가 도와줄게요. 같이 걸그룹 몸매 도전해봅시다! 2달 10kg 감량 한번 해보죠!” (한 대표)


대표님께 안경을 선물해드려야 할 것 같은 타이밍에 나는 이 달콤한 말에 녹아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다.



비포앤애프터와 함께하는 다이어트 1주차.

(2016년 7월 4일 ~ 2016년 7월 10일)



나도 161cm의 아담한(?) 키에 50kg 초반대의 날렵한 몸매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굳이 설명하고 싶고. 길고 길었던 취업과 스트레스, 피할 수 없는 야근과 회식 등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고 굳이 변명하고도 싶지만.


이렇게 결론이 내려졌다. 2달 내 10kg을 감량한다고 해도 160cm 후반대의 키에 50kg 미만인 걸그룹 몸매를 따라잡기란 불가능하다는 것. 걸그룹 몸매는 바라지도 않는다. ‘보통 몸매가 될 때까지’로 몰래 마음속 목표를 수정했다.



# 1주차 - 3kg 감량 다이어트 플랜



격한 반발. 아니 다이어트를 하라는 것인지 쓰러지라는 것인지... 늘어난 위를 줄이는 게 급선무란다. 아침을 먹느니 5분 더 자겠다는 욕심에 그간 아침밥 욕심은 없었으나, 빈속을 달래고 점심 양을 줄여주는 두유 또는 저지방 우유 1잔을 처방받았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과 찌개는 먹지 말라고 하니 숟가락은 버려도 된다.


다이어트의 관건은 활동량이 줄어드는 저녁. 삶은 달걀 1개의 칼로리는 75~80kcal, 그중 흰자는 15~20kcal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노른자와는 이별을 고해야 할 때.


“칼로리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마세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렇게만 하면 1주일 3kg 감량 성공합니다! 조금 먹어도 건강한 것을 먹고, 조금 운동해도 집중해서 하면 다이어트 효과는 배가됩니다. 초반부터 무리하게 다이어트 하면 감량률은 높아질지 몰라도 쉽게 지쳐요.”



근육량이 생각보다 높은 체질이란다. 격한 운동보다는 유산소나 단시간 집중하는 스쿼트, 훌라후프, 줄넘기 등이 좋다고. ‘아무렴, 이것이 모두 지방이었을 리 없어’라고 조금의 위안을 하게 됐다. 


종류에 관계없이 최소 20분씩, 매일 40분 이상 운동은 필수.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은 안 해도 되지만, 큰 근육을 작고 예쁘게 만들어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기 위한 운동은 필요하다고. (폭염 속 훌라후프.. 우습게 볼 게 못 된다.)



# 걸그룹 주사?



의지박약, 운동은 때려죽인 데도 싫어하면서 단기간에 날씬해지고 싶었던 내겐 피할 수 없었던 선택. 다이어트 시술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있었던바.


지방이 집중된 복부에는 고주파, 지방분해주사, 상체 곳곳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체내 순환을 도와주는 상체 마사지가 처방됐다.


고주파는 지방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심부열(deep heat)을 생성해주는데, 겉은 차갑지만 체내에서는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지방분해주사는 특정 부위에 약물을 넣어 지방만을 융해, 제거를 돕는 것으로 일반 주사를 맞는 통증과 흡사했다. 몸의 라인을 잡아주기 때문에 일명 ‘걸그룹 주사’라고도 불린다는데. 통증보다는 불편한 느낌이 더 적합하다. 이래서 살은 애초에 안 쪄야 한다.


이러한 시술이 나의 부족한 운동량을 채워주고, 마사지로 노폐물이 가득 쌓여 있던 체내 곳곳을 뚫어줄 순 있겠으나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법.


“고주파와 지방분해주사는 비수술 법으로 부작용의 우려가 적고 단기간, 특정 부위의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이 없다면 다 무용지물이에요. 운동하세요!” (한 대표)



# 벌써 고비



한 주간, 운동은 게을렀고 유혹은 많았다. 특히 강렬한 알코올의 유혹이란... 술 1잔과 식사 1끼를 바꾼대도 좋다 할 만큼 약해지는 ‘불금’이었다. 결국 회 몇 점과 한 주의 노고를 풀어봤다. (정당화)



나도 직장 생활을 해야 하고, 늘 혼자만 먹을 수 없고, 따스하게 누군가와 같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동료들과 정신없이 휩쓸러 가게 된 곳이 하필이면 기본 반찬 수가 적은 부대찌개 전문점. 친구들의 부름에 아주 잠깐 나갔지만, 약속 장소가 분식집인지는 물어보지 않았다는 게 알고도 속은 함정. 사진 속 모든 젓가락과 국자가 내 쪽으로 향해 있는 것은 기분 탓.



# 7일간 몸무게 감량 추이



폭식 쓰나미가 휩쓸고 간 주말. 더 찌지 않은 것에 그저 감사하다. 양심에 찔려 20년 만에 돌려 본 훌라후프가 한 몫 했으리라 짐작해본다. 상대적으로 식사량이 감소한 2일차에 감량률이 가장 높았고, 이때부터 '빠지긴 빠지는구나!'라는 희망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된다. 


1주차 총 2.6kg 감량. 애초 목표였던 3kg 감량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좌절보다는 의욕이 더 앞선 첫 주였다. 




착잡. 걸그룹 몸매는 바라지도 않는다. ‘보통 몸매’가 될 때까지. 오늘도 무사히.



그래픽 = 안경실

글 = 이소희

사진 = 이소희, 뉴스에이드 영상 캡처










이소희기자 leesohui@news-ade.com